진내골 178-1 산허리에 바짝 붙은 가장자리에
엄나무가 풀에 가려지고 칡덩굴에 매여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끊어내고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오랜만에 엄나무 십여 그루가 다시 빛을 봅니다.
제법 자란 아이들, 아직 심은 상태 그대로인 아이들
모두 제 모습을 다시 드러냅니다.
엄나무 심은 공간 사이 사이에
원래 있던 두릅도 제법 자라고 있습니다.
두릅은 뿌리에서 새로 올라오는 아이들이 많은데
올해 올라오는 작은 두릅들도 많이 보입니다.
확실히 작년에 한 번 정리했다고 칡들이 많이 연약해졌습니다.
올해 다시 줄기들을 계속 잘라 세력들을 없애야겠습니다.
밭 위로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는 옛 임도길 깔끔하게 정리도 해야하고
돼지가 파놓은 구덩이들도 다시 메워야하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돌들도 다시 계곡으로 치워야 하고
고사리 잘 올라오라고 계속 들여다보고 애도 태워야 하고
새로 톱을 하나 구입해서 진내골 174, 173번지 잡목도 제거해야하고
반그늘 골짜기마다 산마늘 씨앗도 좀 뿌려야하고
새봄에 곰취, 당귀, 어수리 모종 심을 자리도 봐 두어야 하고
계곡따라 돌담도 조금 더 쌓아야 하고..............
겨울에도 '인연의 숲' 가꾸기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오가피 나무 열매들이 이쁘게 달렸습니다.
얘들을 가지고 뭘 할지는
내년에 한 번 생각해 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진내골 223번지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커다란 서어나무와 그 주변에 큰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 속 장로들의 회의장 같은 느낌...
이 아래 계곡에서 여름에는 발 담그고 땀 식히고
버들치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도 구경하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점심도 먹고 라면도 끓여 먹고
'세상의 모든 음악'도 듣고 'This American Life'도 듣고
새 소리 들으면서 잠시 낮잠도 자고
아무튼 여기가 쉼터입니다.
명상도 좋고 멍때리기도 좋고 그냥 바람과 희롱하기도 좋고
참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오늘도 쉼터 옆으로 가을 계곡 물이
돌돌돌 소리를 내면서
저 아래 송하계곡으로 물길을 잡기 시작하면서
장파천, 반변천, 낙동강이란 이름으로 불려지며 흘러갑니다.
계곡 건너편 산비탈에 있는 한아름 덩치의
졸참나무 잎사귀도 많이 성글어졌습니다.
아, 졸참나무 도토리 얼마나 미끈하고 이쁜지 아시는지요?
졸참, 굴참, 갈참, 신갈, 떡갈, 상수리나무 도토리가 모두 다르게 생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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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들어 맞은 편 산을 바라보면
이제 단풍나무를 비롯한 숲 속 나무들이 색깔을 바꿔입기 시작합니다.
진내골도 이제부터 단풍 시즌이 시작되나 봅니다.
가을 단풍 잎사귀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메마르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하루도 이 곳의 많은 나무들처럼
노랗게, 빨갛게 가을색으로 살아가는
나와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매 순간 행복하시기를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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